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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취업난 뚫는 창이요, 실업 막는 방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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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8-08-09 15:44
“취업난 뚫는 창이요, 실업 막는 방패다”

해군교육사령부 ‘사(四)사(社)운동’ 동아리

 

‘청년 백수’ 100만 명 시대다. 설마 하던 실업의 공포가 10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불쑥 튀어 올랐다. 고단한 샐러리맨들을 풍자한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 등 어려운 세태를 반영한 서글픈 신조어도 유행할 태세다.

꽉 막힌 취업문이 곧 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군 장병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있듯 기업이 요구하는 ‘취업 스펙(국가공인 기술자격증·어학능력)’만 갖춘다면 취업난은 얼마든지 뚫을 수 있다.

이에 해군교육사령부는 전역 후 수병들의 원활한 사회적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군 복무 중 4개의 기술자격증을 취득해서 사회로 나가자’라는 일명 ‘사(四)사(社)운동’을 전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시설·전문서적 등 인프라 구축 혼신

해군교육사 ‘사사운동’은 ‘비록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결과는 심히 창대하다’는 성경 구절이 머리에 떠오르게 한다. 지난 5월 12일 본부 장병 200여 명으로 돛을 올린 이 운동은 3개월 후 예하 전투병과학교·행정학교 등 5개 학교 전 장병으로 대상을 확대했다.부대의 적극적인 홍보로 많은 장병이 참여한 사사운동은 첫 출발부터 좋았다.

지난 8월까지 각종 기술자격증 100여 개를 취득했고 11월에는 200개를 돌파했다. 이 기간 다수의 자격증을 취득한 병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가공인 기술자격증을 3개 이상 취득한 병사가 70명이 넘었다. 자연스럽게 면학분위기도 조성됐다. 이와 함께 장병들의 눈빛도 달라졌고, 병영 생활에 자신감과 활력이 넘쳤다.

교육사는 장병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시설을 개방하고 전문서적을 확보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병사들이 병영 어디서나 쉽게 공부방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식당과 사이버지식정보방 등을 24시까지 개방했다.

교육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서적은 정보화분야 350여 권, 어학분야 83권, 전문지식분야 613권 등을 비롯 각종 기술자격증 시험 문제집을 인트라넷 홈페이지에 탑재, 부대 내에서 병사들이 수시로 열람 가능토록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특히 장병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제도도 자격증 취득 열풍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기술과 한자 자격증을 취득하는 수병들에게 외박이나 정기 휴가기간 중 하루를 더 쉴 수 있는 특별한 보너스가 최고의 선물로 손꼽힌다.또 ‘자격증 그랜드슬램’이라 할 수 있는 4개의 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병사에게 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교육사 내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생활관에는 단체 외박이라는 특전을 부여, 병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주근야독' 병영 생활이 즐거워요~

해군교육사 장병들의 보금자리 합동생활관 입구 게시판에는 2008대한상공회의소 자격검정시험 일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워드프로세스, 컴퓨터 활용능력 등 연간 계획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아 학원 게시판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시험 일정이 다가오면 합동생활관 내 식당은 독서실로 변한다. 200석 규모의 식당은 밥 짓는 소리 대신 책장 넘기는 소리가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운다.

이때부터 장병들은 낮엔 근무하고 밤엔 공부하는 ‘주근야독(晝勤夜讀)’체제로 전환된다. 2층 전투병과학교 사이버지식정보방은 교육사 내에서도 자리 쟁탈전이 가장 치열한 곳. 컴퓨터 관련 자격증과 지식이 해박한 이창윤(전산병) 병장이 컴퓨터 동아리를 이끌고 있기 때문. “컴퓨터는 안 되는 게 없다.

단지 그 방법을 모를 뿐”이라는 어록까지 남긴 이 병장은 내년 2월 전역을 앞두고 지난 10월 문서실무사 1급과 사무자동화산업기사 등 두 개의 자격증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행운을 안았다. 또 컴퓨터 그래픽스운용기능사, 정보처리기능사, 정보처리산업기사, 네트워크관리사 2급 등은 1차 필기시험 관문을 넘어 전역 후 도전할 계획.

형만 한 아우 없다지만 요즈음 군에는 이를 거스르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선임이 후임을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후임이 선임을 교육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곳이 병영이기 때문이다. 원어민 수준의 어학 실력을 뽐내는 이대로(전산병) 이병은 선임들과 함께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서먹서먹했던 관계가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병영 생활 적응도 빨라졌다.

직별 선임 이창훈 병장은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후임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면서 “이 이병과 함께 생활관에서 토익 공부를 시작하면서 전역 후 사회 적응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수그러들었다”고 말했다.

# 1인 4개 기술자격증…"꿈을 실현한다"

전투교가 어학 우수 자원을 활용한다면 행정학교는 영어학부 원어민 강사진 도움을 받는다. 행정학교 영어동아리 장병들은 해군 재진지역 부대 및 군인 가족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운영하는 ‘야간 영어 기회교육’을 적극 활용한다. 병사들은 프리토킹을 목표로 초급 및 중급과정에 각각 4, 5명씩 참여한다.

특히 주말에는 영내 영어 학습실에 모여 JFKN을 함께 청취하는 등 향학열을 불태운다.평소 공부에 관심이 없던 박준수 병장이 한자능력평가 2급 시험에 합격하면서 행정학교 병사들의 자격증 취득 열풍 도화선이 됐다. 행정학교는 올 연말까지 병사 1인당 1자격증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다. 43명의 병사 중 3개 이상 보유자가 5명이나 되지만 아직도 자격증이 없는 병사가 상당수 있다.

이승재 일병은 “생활 밀착형 기본 한자인 천자문만 떼면 책 읽을 때 핵심과 내용을 파악하기 쉽다”면서 “부수를 활용해 외우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나름대로 노하우를 밝혔다.교육사 장병들의 손아귀에 쥐어진 국가공인 기술자격증은 취업난을 뚫는 창과 실업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패다.

병영의 밤 문화를 바꿔 놓은 해군교육사 사사운동이 첨단기술 기술군으로 거듭나는 해군은 물론, 육군과 공군의 경계를 넘어 공부하는 병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육이 있어야 미래가 있다’는 정문 표지석 문구처럼 지금 해군교육사는 ‘열·공·중’.

사진설명
위:전투병과학교 장병들이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국가공인 기술자격증 시험에 대비한 이론 공부를 하고 있다.
아래:교육사 예하 행정학교 장병들이 여가시간을 활용해 야외에서 한자공부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글·사진=김용호 기자 < yhkim@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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